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고향,내 길다란 그림자 끝나는 곳
나 언제라도 꿈이 있으면
어릴 적 뒹굴며 놀던
고향 동산으로 돌아가련다
온 몸에 부드러운 봄 햇살을 받으며
푸른 들판과 맞닿은 끝없는 하늘을 올려다보면
마음은 어느새 수풀을 지나 다리를 건너 시냇물에 닿아
평화스러이 느린 꿈에 취하련만…
이미 내게서 멀어져 간 먼 옛날의 이야기인가.
나 언제라도 외로워지면
살풋한 사랑이 있는 고향 동네로 돌아가련다.
한낮의 따가운 볕을 피해 땀을 식히노라면
들꽃의 싱그러운 풋내를 담고 수줍게 섰는 순이 얼굴이,
소박한 베옷에 때묻지 않은 꿈이
울 너머로 아련히 떠오를 듯도 한데…
이제는 엷은 감미로움만 남기고 사라져간
먼 옛날의 이야기인가.
나 언젠가 안식을 그려
모깃불에 옛이야기 끝이 없는 고향집으로 돌아가련다.
지는 해의 붉은 너울을 등에 드리우고서
얼룩배기 황소의 구슬픈 울음을 뒤로 하고
삽짝문 젖히고 집안으로 들어서면
내 길다란 그림자 끝나는 곳에서
웃음 띤 어머니가 날 반길 터이련만…
나 언젠가 평안을 찾아
마음속에 늘 그리던 고향으로 돌아가려네.
[출처] 30년 만의 조우: 고향, 내 길다란 그림자 끝나는 곳|작성자 호미
아주 오래 전 즐겨보던 "리더스 다이제스트"라는 월간 잡지에 실렸던 "캠브릿지" 광고에 나온 글입니다. 읽을수록 마음을 차분하게 만드는 글이어서 참 좋은 시라는 생각이 들었죠. 당시에는 이것이 누구의 시인지 알 수도 없었고 때때로 고향 생각을 하면 이 시의 글귀가 떠오르곤 했습니다. 인터넷이 발달한 지금이라면 검색이 가능할까하여 생각나는 첫 귀절인 "나 언제라도 꿈이 있으면"으로 검색해봤더니 나오더군요. 아주 반가웠습니다. 알고보니 시가 아닌 카피라이터 글이었습니다. 시보다도 더 좋은 카피 글이라 생각합니다. 박경리체에 잘 어울릴 것 같아 옮겨봤습니다.